항암일지 27일차
02:00~05:00 기상 / 다 잘 된다. 무조건 잘 된다. 장난하나.당연히 잘 되지 09:00 몽땅주스, 사과, 토마토, 계란 1개,뉴케어 09:30 운동 운동하러 나갔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비가 온 다음이라 공기도 좋고, 이렇게 파란 하늘이라니... 그런데 자꾸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미친건가? 나는 내 머리를 콩콩 때렸다. 갑자기 욕이 나왔다. "이거 미친년 아니야? 지금 왜 쳐 울고 있는거야? 수술할 수 있다잖아. 살게 해 준다잖아. 마음 독하게 먹어도 모자를 판에 왜 쳐 울고 지랄이야.. 마음 단단히 먹어라 *발 미친년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 잘될거라며 말은 하면서 자꾸 약하게 맘 먹고 있는 나에게 너무너무 화가 났다. '어차피 쓰지도 못한다는 오른쪽 폐를 없애는 거고 그래도 나 지금 왼쪽 폐로 잘 살고 있다. 무서워서 우는거니, 억울해서 우는거니' 어떤 일이든 '기세'로 밀어붙여도 쉽지 않다. 그런데 지금 나 뭐하고 있는거니? 나만 생각하고 무조건 살아낸다 생각해라. 나약해지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죽기살기로 살아내란 말이다. 또 약한 맘 들면 나에게 욕을 해야겠다. 정신이 번쩍 들더란 말이다. 18:00 남편이 왔다. 역시나 남편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바로 둘이 산책을 나갔더니 좀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암 선고를 받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수술을 하기 전까지 얼마나 걱정이 많았는지를 얘기하며 손잡고 걸으니 맘이 풀리는 것 같았다. 남편은 아이들과 회사일, 그리고 나 때문에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복통이 있다는데, 얼굴이 너무 작아져서 안쓰러웠다. 미안하고... 친구들이 남편이 오면 나아질 거라고 얘기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정말 그렇다.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가보다. 나는 정말로 좋아질거다. 수술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분명 끝까지 치료를 마치고 나아서 미국으로 가게 될거다. 나는 20년 더 살았고, 하나님의 보혈이 나를 깨끗하게 하셨다. 암세포는 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