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일지 42일차 (10/29)
2026년 10월 29일 목요일 새벽녘 남편의 목소리가 반가웠다. 그래~ 사람들은 일부러도 이직하려고 하는데 어차피 불안한 회사 빨리 탈출하는거지.. 그동안은 수동적으로 잡을 얻고 회사에 선택된거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회사를 찾는거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우리는 갈 수 있고 잘 해 나갈 수 있다. 남편은 위기 관리나 대처 능력이 나보다 뛰어나고 마인드가 다르다. 그런 남편이라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수술로 암은 완전히 제거되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고 림프절 전이도 의심될 뿐 전이 아니어서 아주 좋은 상황이고 수술 회복도 굉장히 좋은 상황이야. 당신 빨리 회복만하고 항암치료 잘 받으면 마무리되는 상황이지" 남편에게 아침마다 이런 긍정의 말들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어제 남겨준 말이 고마웠다. 지금은 뭔가 복잡하고 정리가 안 되었고 억울한 느낌이지만 우리는 하나씩 하나씩 잘 정리해 나갈거다. 이 위기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오늘도 즐겁게 지내보자. (06:00) 남편이 자기 전에 문자를 남겨주었다. 매일 세뇌되면 불안이 덜하겠지? 고마운 남편 솔직히 말하면, 나는 미국에서 살고 싶은가보다. 미국에서 예전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 거기서 먹었던 음식, 장보러 가던 일, 혜윤이 학교에 쫓아다니던 것 모두 그립다. 그리고 사실은 여기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두렵다. 아이들 입시, 경쟁에서 벗어났었는데 여기오면 또 욕심이 날 것 같고, 돈을 벌기 위해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데 예전처럼 열심히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하다. 남편한테는 큰소리쳤지만 말이다. 사람이 간사한 게 미국에 있을 때는 한국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다른 선생님들을 그렇게 부러워 했으면서 막상 한국에 돌아와 그럴 여건이 됐는데 걱정부터 드는 게 어이가 없다. 사실 동생은 언니가 다시 간다고 해서 말은 안 했지만, 가는 게 싫었단다. 치료와 검진을 계속 해야하는 것도 그렇고 한국에서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1~2년 미국에서 더 살아서 뭐하냐고~~ 남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