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일지 7일차
9월 14일, 처음 암 진단을 받았다. 황망했다.
9월 17일 목요일, 아주대에서 다학제 진료를 받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수술 안 되고, 방사선 안 되고, 뇌에 있는 좁쌀 크기 병변을 전이로 보고 4기 진단을 받았다. 항암밖에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3일동안 울고 울고 울었다. 엄마, 시누이, 남편, 동생들 모두 엄청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
9월 23일 수요일, 아산병원 다학제에서는 간에 있는 병변이 암이 아니라면 수술과 방사선을 해 보겠다고 했다. 간에 있는 그 병변이 암이라면 다시 4시가 되고 항암밖에 할 수 없다.
이 모든 일이 약 열흘동안 일어났다. 어떤 날은 의지로 불태우다가 어떤 날은 의사 한 마디에 좌절하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울고, 어떤 날은 또 너무 기뻐 입맛이 살아나곤 했다.
어젯밤 12시에 취침했고, 비록 새벽 2시에 한번 깨긴 했지만, 5시까지 잘 수 있었다. 눈 떴을 때 헛헛함과 두려움과 걱정이 또 동시에 밀려왔지만 나 아프지 않게 눈 떴고, 배고픔을 느끼고 있음에 감사해야 함을 안다.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용기를 주시고, 긍정의 힘을 잃지 않게 하여 주시고, 웃으며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여유를 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해본다.
긍정확언
1. 나는 10년 더 산다.
2. 하나님의 보혈이 나를 깨끗이 하신다.
3. 암세포는 날마다 줄어든다.
4. 새로운 세포로 재생된다.
5. 항암 주사를 거뜬히 맞는다.
6. 항상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미리 살지 않는다.
오늘 내 몸을 잘 먹이고 움직이며 치료받을 힘을 만든다.
검사 결과가 좋으면 그 길로 가고, 좋지 않으면 의료진과 다음 길을 찾는다.
무서워지는 날이 와도 괜찮다. 다시 다음 치료 하나만 생각한다.
그리고 치료하는 동안에도 내 삶과 아이들과의 시간은 계속된다.
06:20~07:55 산책
남편과 통화하고 또 마음을 다 잡았다. 즐겁게 현재를 살자. 나의 시간은 계속 된다.
09:00 몽땅주스, 계란 2개, 뉴케어
11:00 2차 산책
12:00 현미밥 1/2, 김, 두부, 김치
14:10~15:00 신아 만남
나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는데, 신아가 오히려 긍정에너지 받아간다고 하며 치료 과정이 분명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기를 기도한다고 말해주었다.
19:00 쌀밥 1/2, 마늘장아찌, 배추전, 제육볶음
남동생네 집은 작다. 아빠가 추석을 맞으러 올라 오셨는데 맘이 답답할 것 같아서 배곧에 있는 여동생집에 가고 싶었다. 여동생도 쉬고 싶을텐데 기꺼이 오라고 해서 고마웠다. 내가 하는 불평, 엄마가 하는 말들을 중간에서 들어 주느라 얼마나 힘들까. 바쁜 시간 쪼개서 병원 같이 가 주고 밥도 차려주는 동생, 꼭 보답할거다. 진짜 너무 고맙다.
아직 몸이 아프지 않다. 그런데 동생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가슴이 답답한 것 같았다. 혹시나 이제 아프기 시작하는 건가하며 가슴이 철렁했다. 아픈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에 예민해지고, 근심이 많아지는데 이 과정을 잘 넘겨야 덜 고통스러운것 같다. 내일 아침 눈 떴을 때 불안이 덜하고,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상태가 바로 행복이다. 내일은 행복한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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