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일지 8일차

 어째 하루걸러 하루 널 뛰는 이 마음을 어찌 잡을까.. 어제는 그토록 좋았는데, 잠을 못 자서 그런가 맘이 또 헛헛하다. 안 울고 싶었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미어진다. 나는 생각보다 내가 가진 병의 특징을 잘 알고 있구나. 내 암은 침윤성 선암이다.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암은 암이다. 내 폐속에 있는 커다란 종괴 모두가 암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산병원 의사들도 특이한 케이스라고 했다. KRAS G12D라는 변이 유전자 하나가 발견되었다. 특히 침윤성 점액성 폐선암(IMA)에서는 KRAS 변이가 흔하다고 한다. 반대로 EGFR 변이는 일반적인 폐선암보다 드문 편이다. 그래서 점액성 선암 + EGFR 음성 + KRAS G12D 양성이라는 조합은 서로 상당히 잘 들어맞는다. 아직 이 변이에 대해서는 표적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제 임상 실험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내 암은 천천히 진행되는 특질상 항암약이 잘 안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아주대 종양내과에서 이미 항암만 할 수밖에 없다. Kras g12d 변이가 있긴하지만 유의미하진 않다. 임상도 돈 될 사람한테 한다. 침윤성 폐암의 경우 항암도 잘 듣지 않을거다. 유지만 되도 다행이다라고 얘기했다. 아산병원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치료해보자고 말했다. 아주대 pet-ct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간의 병변이 전이성인지 확인해보자. 전이가 아니라면 전절제를 고려하고 있다. 차선책으로는 방사선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기관지 내에도 퍼져있다고 판단해 치료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수도 있다고 했다. 어쨌든 MRI로 간 병변을 확인하고, 전절제를 해보자고 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고 슬펐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아주대에서 뇌의 작은 병변을 이유(추적)로 4기라 진단했고, MGS확인 후 항암 치료를 하기로 했었다.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못한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지금의 몸상태를 식이와 운동으로 암이 싫어하는 환경을 만들고 항암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바닥을 쳤으니 더 좌절하지 말자. 항암이 힘들고 설사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온다 하더라도 의료진 믿고 열심히 치료에 임해보자. 그리고 아이들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더 사랑해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자. 아직 내 몸은 아픈 데가 없고, 곧 항암을 시작할테니 맘 굳게 먹고 시련들을 받아들이자

어제 이렇게 마음 먹었어. 4기라고 여기고 치료 계획을 세웠고, 긍정의 힘으로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끝까지 밀고 나가보자.

오늘도 새롭게 눈 뜨는 새 아침에 어제 그토록 원했던 행복을 느낄수는 없었지만 아침 글을 쓰며 또 다시 힘을 쓸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살아있음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에도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의 몸은 모두 다르니 숫자로 보여진 평균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주십시오. 나는 아이들에게 빚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살아야겠습니다. 3년 미치게 일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1. 나는 10년 더 산다

2. 하나님의 보혈이 나를 깨끗하게 하신다.

3. 암세포는 날마다 줄어든다.

4. 새로운 세포로 재생된다.

5. 항암주사를 거뜬히 맞는다.

6. 항상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미리 살지 않는다.

오늘 내 몸을 잘 먹이고 움직이며 치료받을 힘을 만든다.

검사 결과가 좋으면 그 길로 가고, 좋지 않으면 의료진과 다음 길을 찾는다.

무서워지는 날이 와도 괜찮다. 다시 다음 치료 하나만 생각한다.

그리고 치료하는 동안에도 내 삶과 아이들과의 시간은 계속된다.


06:00 기상 (중간에 2번 정도 깼다) 

07:30-9:00 CCM 들으며 옥구공원으로 갔다. 엄청 울었다. 남편과 통화하며 또 엄청 울었다. 남편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제 그만 울자. 난 치료할 수 있다. 잘 먹자~

9:30 쌀밥 1/2, 미역국, 마늘짱아찌, 버섯볶음, 청경채 볶음

12:00 과일

15:00 몽땅주스

나에게 기적이란 게 있을까? 

18:00 삼겹살, 상추쌈 


오늘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성경 

“강하고 담대하라. 그리고 두려워 말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함이라." (𝓙𝓸𝓼𝓱𝓾𝓪 1:9)


추석이지만 슬프다. 맘이 아프다. 그렇지만 담대해지리라. 두려워하지 말 것이다.  나는 내게 닥친 그 질병을 평생 끌어안고 살 생각을 한다. 언젠가 신약이 개발될거고 나는 그때까지 버틸거다. 애들 생각해서 힘 내야지. 아직 안 아픈 지금은 현재를 즐기려고~~ 잘 챙겨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명상하며 마음을 다독일거다. 긍정회로 풀가동 중이야..

내 치료는 잘 될거다. 겁 먹지 말고 담대히 나아가자.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런 시련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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