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병원 입원 - 조직 검사
9월 5일 토요일 아주대병원에 입원했다.
9월 7일 기관지 내시경으로, 9월 8일 CT 생검으로 조직검사를 하기로 했다.
굳이 토요일에 입원하는 이유는 9월 7일에 입원을 장담할 수 없고 보통 기관지 내시경은 오전에 하기 때문에 미리 병원 배드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나보다 더 위급한 환자들이 있을테니 원래 그러면 안되는데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나의 특수한 상황을 배려해준거다.
주말동안은 내가 특별히 할 수 있는 일, 병원에서도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그저 침대에 누워 쉬고, 가끔 지하에 내려가서 바람 쐬는 게 다였다.
옆 베드에 계신 환자분들은 매우 아파 보이는데 나만 너무 편한 거 같긴 했다.
월요일 아침 기관지 내시경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간호사님이 갑자기 보호자가 올 수 있냐고 물었다. 이전에 기관지 내시경 할 때는 괜찮았는데 보호자가 필요할까요? 물었더니 혹시 모를 비상상황을 대비해서 그렇단다. 급하게 동생한테 연락했고, 다행히 동생이 아침 일찍 병원에 와 주었다.
전날 저녁을 먹고 12시부터 물포함 금식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기관지내시경을 하게 되었다. 베드를 타고 움직이는데 솔직히 너무 챙피했다.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중환자가 된 기분이었다.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담당교수님이 지나가다 나를 보셨다. 교수님은 마침 오전에 진료가 없으셨는데, 검사실에 계신 의사쌤께 양해를 구하는 것 같았다. 나의 경우 굉장히 안쪽에 병변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조직을 채취하기 어려울 거라고 진작 알았기에 아무래도 병변의 위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교수님이 직접 하실 모양이다. 기관지 내시경은 국소마취만 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결코 쉬은 과정은 아니다. 지난 번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기에 약간 긴장이 되었다.
국소마취후 교수님이 기관지를 통해 관을 삽입했고, 몇 장의 사진을 찍은 후 조직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우측 폐 상중하에 걸쳐 중심부에 자리잡은 내 병변에서 조직을 떼어내기 위해 교수님은 여러차례 시도를 했고, 7개의 조직을 떼내는 데 성공했다. 무려 30분의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꽤나 길고 힘들었을 거라고 간호사님도 걱정해주셨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산소를 끼고 병실로 이동해야 했기때문에 베드가 필요했다. 검사후 2~3시간 더 금식을 해야했다. 동생이 죽을 사다주었는데 3시쯤엔가 반통을 먹고 나머지는 냉장실에 넣어 두었다.
화요일 아침먹고 그때부터 물포함 금식에 들어갔다. 오늘 검사후에는 4시간동안 움직이면 안 되었기 때문에 무엇을 먹는다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아침도 반이상을 남기고 물 한모금 간단히 먹고 검사를 기다렸다. 오늘은 다른 동생이 오기로 했다.
회진시간에 교수님을 만났을 때, 나는 내가 묻고 싶은 걸 물었다. 내시경을 봤을테니 육안으로 보는 게 어땠을지 궁금했다. 교수님은 "영상-이 영상이라는 것이 내시경이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좀 자세히 물어볼 걸- 결과 90% 악성인 것 같아요. 그런데 보여지는 게 99% 악성이라고 해도, 1 % 조직검사가 아니라면 아닌거에요. 그러니 결과를 기다려봅시다. 오늘 검사 잘 받아요"라고 말씀하셨다. 그저 절망스럽다.
간호사와 의사쌤들은 기관지 내시경보다는 아프지 않을테지만 검사 후에 4시간동안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누워있어야 하고, 이후에 엑스레이, 다음날 아침에 엑스레이 찍고 괜찮을 경우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2시 좀 지나 콜이 왔다. 이번에도 베드를 타고 CT실로 이동했다. 엎드린 상태에서 진행할 거고 등에 침을 넣었다. 따끔할 거라고 했는데 나는 좀 섬뜻하게 아팠다. 숨을 잘 쉬고 멈추고 뱉어내는 게 중요했는데, 내가 잘못 숨을 쉬었나보다. 조직 채취 도중 기흉이 생겼다고 했다. 검사할 때 10명 중 1명에게 기흉이 생긴다했는데, 그 한 명이 나라니.. ㅠ.ㅠ
모래주머니는 등 뒤에 있었고 그 상태로 4시간을 버텼다. 등이 엄청 배기고 아팠지만 그냥 꾹 참고 있었다. 코에 산소 치료를 시작했다. 기흉 치료인 것을 챗CPT에게 진작 물어봐 알고는 있었다. 4시간 지나서 베드 타고 가서 엑스레이 찍고, 8시 넘어서야 밥 한 술을 뜰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식고 입맛이 없어서 한 3숟가락 먹었나? 우유를 하나 먹고 만다.
수요일 아침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다. 이번에는 걸어서 간다.
회진 중 교수님 청진으로 괜찮은지 확인하고 퇴원 결정이 내려졌다.
4박 5일 4인실 사용하고 각종 검사해서 55만원 정도 나왔는데, 아직 가퇴원이라 75만원 결제하고 퇴원한다.
다음 진료일은 22일이다. 다음주 중에 결과를 듣기를 원했는데...
내가 만약 건강검진 후에 CT를 한번이라도 찍어봤다면, 작년에 시간이 많았을 때 미리 건강검진 하고 폐 사진을 찍어봤다면, 혹은 올해 휴가왔을 때 바로 건강검진을 해 볼걸.. 타이밍이 중요한 걸 다시 느낀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그런데 타이밍을 제대로 찾으려면 매사 예민하고 똑똑해야 한다. 되는대로, 괜찮겠지, 대충하지 이런 마인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걸 깊이 깨달았다.
나는 정말 멍청했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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