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일지 34일차
5:30 마지막으로 몸무게 재고, 엑스레이 찍고, 교회에 들러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아주대에서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살려달라고, 살고싶다고 울며 하나님께 매달렸다. 생각해보면 그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을 만난 게 아닌가 싶다. 이후 수술까지 하나님이 역전시키신 모든 일과 그 과정에 감사드렸다. 앞으로의 회복이 잘 되기를, 숨 쉬는 게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이후 치료 과정에 용기를 내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끝까지 함께 하시어 지켜주시기를 기도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주고 있는 아이들이 좀 더 힘을 내 주기를, 잘 먹고 잘 자는 남편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우리 가족 옆에 있어주기를 기도했다. 담배와 술을 끊을 수 있게 해 주세요. (05:59)
동생네 집 근처에 있는 한방병원으로 옮겼다. 엑스레이를 찍는데 기사님이 놀랐다. 폐 한쪽이 없으니까 말이다. 비정상적으로 보이겠지. 양의사 쪽에서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저는 어떤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말하는데 솔직히 조금 속상하기는 했다. 아산병원에서는 비슷한 상처나 수술자국을 보았을텐데 여기서는 암전문 병원도 아니니 나같은 사람은 처음보겠구나.. 나는 누군가를 꽤 배려하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그들을 알고 도우려 하지 않았다. 그냥 겉으로 시늉만 한 것 같다. 깊은 공감이 왜 중요한지 이제 알겠네..
한방병원에서 식단에 매우 실망했지만 계속 지내 보기로 했다. 음식은 마트에서 사다먹거나 배달시켜 먹는걸로 보충하기로 하자.. 지금은 남편이 함께 있으니 큰 의지가 되는 것 같다. 남편이 토요일에 가고 나면 무척 외로워질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 곁으로 보내는 거니 든든한 아빠가 되어줄 것이다. 오랫만에 단둘이 이리 오래있어보기는 처음이다. 남편도 내 수술이 잘 되어서 좋은 기분으로 보낼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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